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주요 후보들은 대부분 북한 문제는 동맹과 외교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내년 11월 3일 실시되는 미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선 후보들.
처음에 25명이 넘던 후보들은 중도 포기 등을 통해 27일 현재 15명으로 줄었고, 지지율이 높은 6~7명의 후보들은 모두 대북정책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올해 전미 여론조사 평균 27%의 지지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폭군”으로 비난하면서도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후보(5월 유세 중)] "Are we a nation that embraces dictators and tyrants like Putin and Kim Jong-un?”
바이든 전 부통령은 ‘CNN’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원하는 모든 것, 합법성을 줬다”며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이어온 실용적 관계를 끝내고 중국을 빠져나가게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이 보유한 단 하나의 미사일이나 핵무기도 파기하지 못한 채 어떤 사찰관도 북한 땅을 밟지 못했고,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트럼프 정부 출범 때보다 강화됐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국제무대에서 더 이상 고립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트럼프 대통령처럼 “러브 레터는 없을 것”이며 “북한 비핵화라는 공유된 목표의 진전을 위해 협상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 “As a president, I will empower our negotiators and jumpstart a sustained, coordinated campaign with our allies…”
아울러 “동맹국들·중국 등 다른 나라들과 함께 지속적이고 조율된 노력을 할 것”이며,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 합의가 대북 해법의 청사진을 제공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처럼 정상회담을 통한 `탑 다운’(하향식) 방식 보다 실무 협상과 다자 조율을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겁니다.
여론조사에서 평균 19%의 지지를 받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 외교협회(CFR)에, 북한과의 평화관계 촉진을 통한 비핵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의원] “Every step we take to reduce North Korea’s nuclear force, to open it up to inspections, to end the 70 year-old Korean War…”
북한의 핵 무력 감축과 사찰, 70년 된 한국전쟁을 끝내고 남북한과 미국 사이의 평화관계 촉진을 위해 취하는 모든 조치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의 기회를 증진할 것이란 겁니다.
특히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조율 속에 평화와 비핵화 과정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해, 한국 정부의 현 대북정책과 가장 비슷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또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되돌리고,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안보체제 구축, 궁극적으로 북한의 모든 핵무기 제거를 위해 단계적 협상(step-by-step process)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평균 16%의 지지를 받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신중한 외교를 통한 “검증 가능한 비핵화 합의”를 강조했습니다.
북한 지도자들이 세대에 걸쳐 모두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이들과 단순히 악수하는 게 아니라 법적 구속력이 있고 검증 가능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미 외교협회와 민간단체 ‘평화행동(Peace Action)’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북한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진지하고 현실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대통령이 되면 첫 단계로 동반국들과 동맹과의 조율 아래 “부분적이고 제한적인 제재 완화를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워런 후보] “I would be prepared to consider partial, limited sanctions relief in return for a strong, verifiable agreement that keeps North Korea from expanding its arsenal or proliferation to other countries.”
북한의 무기 증강이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하고 검증 가능한 합의의 대가로 이런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워런 의원은 이런 잠정합의가 “북한의 핵 능력 감축과 재래식 무기 통제,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 범죄를 멈추게 하기 위한 협상의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지율 평균 9%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처음부터 완전한 비핵화를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오랜 기간에 걸친 지속적·단계적 해법을 강조했습니다.
[부티지지 시장] “I would support an initial freeze agreement that would have North Korea cease production of fissile material and end nuclear and missile testing, all verified by international inspectors…”
북한 당국이 핵 물질 생산과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이를 국제 사찰단이 검증하는 대가로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초기 동결 합의를 지지하겠다는 겁니다.
뒤늦게 대선에 뛰어들어 5% 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같은 `불량국가’들은 미국 혼자서 상대할 수 없다며, 주변국 등 가급적 많은 나라와 긴밀한 관계 속에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룸버그 전 시장] “You can’t deal with a rogue state like Korea by yourself. You have to have great, tight relationships with all, or lots of other counties, particularly…”
블룸버그 전 시장은 당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군사적 해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자세한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첫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평균 3%의 지지를 받는 앤드루 양 후보는 북한과 아무런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 후보] “I would engage with North Korea without preconditions in order to find a path toward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의 길을 찾기 위해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관여, 즉 대화하고 접촉하겠다는 겁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Data for Progress’와 ‘Common Defense’는 최근 발표한 양 후보 분석집에서, 그가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대북 접근법을 선호한다며, 김정은 위원장과도 조건없이 만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주요 대선 후보들은 오는 14일 첫 경선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주에서 7차 토론회를 갖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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