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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심리학자들 “코로나 관련 공신력 있는 정보 신뢰해야”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의 한 대형 쇼핑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안내문이 세워져있다.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면서 한산한 모습이다.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의 한 대형 쇼핑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안내문이 세워져있다.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면서 한산한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지구촌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심리·전염병 등 각계 전문가들은 공포를 조장하는 유언비어와 소셜미디어 보다 공인된 기관의 정보를 신뢰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많은 전염병과 심리 전문가들은 지구촌 주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반 감기나 독감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직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불확실한 정보와 유언비어는 불필요한 공포를 증폭시키고 보건당국의 대응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카네기멜런대학의 대중 심리 전문가인 브룩 피셔프 교수는 ‘미국심리학회(PSA)’와 가진 인터뷰에서, 불안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셔프 교수] “I think the most useful thing that people can do at this stage is to find some trusted sources of information like the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 또는 주요 매체 등 공인된 기관은 최상의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무책임한 유언비어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유용하다는 겁니다.

특히 이번 사태를 통해 뭔가를 팔려고 하거나 인종차별 혹은 민족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려는 사람들에게 휩쓸리지 않으려면 이런 공신력 있는 기관과 언론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피셔프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립 로스앤젤레스대학(UCLA)의 역학(epidemiology) 전문가인 티머시 브루어 교수는 26일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겁내거나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스로 두려워하거나 타인에게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는 말은 아무 가치가 없기 때문에 이런 두려운 감정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을 이끌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브루어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새로운 것이고 아직 백신도 개발되지 않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유행성 감기나 독감처럼 호흡기 감염질환이기 때문에 대응할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감염예방 전문의인 사스키아 포페스크 씨도 이 신문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평온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호흡기 감염 질환에 대응하는 일이 전문가들에게 새삼스러운 게 아니며, 이미 여러 해 동안 이 문제를 다뤄왔기 때문에 너무 지나친 과잉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미 애리조나주립대 인류학자인 알렉산드라 브르위스와 앰버 우티지 교수는 미 심리학 전문지인 ‘Psychology Today’ 공동 기고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소수계 차별과 혐오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전염병 발병은 역사적으로 소수계 차별을 주도해 혐오감을 확산시켰다며, 이미 애리조나주 등 여러 지역에서 일부 아시아계 학생들이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염병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질병과 싸우는 게 아니라 사람을 비난하고, 전염병을 막기 위해 최전선에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대한 관심보다 잘못 등 부정적인 것들에 초점을 맞추는 행위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의료-사회학자인 로버트 바르톨로뮤 박사는 ‘Psychology Today’에 인터넷 사회관계망인 소셜미디어에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바르톨로뮤 박사] “There is a real danger that social media will spread fear and confusion. Its tentacles can reach every corner of the globe in the blink of an eye.”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정부와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소셜미디어를 많이 찾고 있지만, 소셜미디어는 오히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혼란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바르톨로뮤 박사는 이런 매체들이 보건 당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공황 상태를 조장해 사재기와 주식 투매 등 다양한 병폐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양날의 칼과 같은 소셜미디어보다 보건 당국이 제공하는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를 자주 접하고, 불필요한 공포를 조성하는 움직임에 맞설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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