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전 대통령, 방북 이틀째

북한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통신은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 도착 첫 날인 25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환담했다고 전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관계 부문 간부들이 배석한 가운데 백화원 영빈관에서 만찬도 함께 했습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늘 새벽 중국 방문길에 오른 만큼 카터 전 대통령이 끝내 김 위원장과 면담을 하지 못하고 귀국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중국으로 향하기 전에 카터 전 대통령과 만났을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불법 입국 혐의로 지난 1월 이후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의 석방을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전직 미국 대통령의 방북인 만큼 미국과 북한 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고, 여기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계속 피하면서 개인 자격의 방문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이번 평양 방문은 곰즈 씨의 석방을 위해 개인 자격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너 부대변인은 또 카터 전 대통령이 미국으로 돌아온 뒤 방북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것이라면서도 귀국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미국이 현재 추진 중인 대북 제재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대북 제재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