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역당국 "코로나 신규 확진 하루 1천명까지 발생 가능"

30일 서울 지하철 내부 화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차 대유행’이 진행 중인 한국의 방역당국이 현재의 확산세가 계속되면 향후 1~2주 뒤 하루 확진자가 1천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한국 방역당국은 내일(12월1일) 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수도권은 2+알파, 나머지 모든 지역은 1.5 단계로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은경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재생산지수는 1.43으로 분석됐다”

며 “이는 ‘1명이 1.5명을 계속 감염시킨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1 이하로 유지되지 않는 한 유행의 크기가 계속 커지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정 본부장은 이어 “단순 계산하면 감염 재생산지수가 1.43일 경우 1∼2주 뒤 감염자는 많게는 700∼1천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신종 코로나 ‘3차 대유행’이 진행 중인 한국에서 방역당국 책임자가 감염 재생산 지수를 토대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 1천명대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 본부장의 브리핑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정은경 본부장] “지난 1월부터 11개월간 코로나 대응을 해오면서 많은 위기를 겪어 왔지만 올 겨울이 최대 고비라고 생각합니다. 춥고 건조한 동절기에 환경 여건은 더욱 나빠지고 지역사회에 잠복된 무증상 경증 감염자는 증가하여 그 어느 때보다 전파 위험이 가장 높은 상황입니다.”

정 본부장은 “현재 위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지난 11개월간의 모든 노력과 희생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신종 코로나 위험이 증가한 올 연말에는 ‘대면모임은 없다’는 원칙하에 각종 연말연시 약속과 성탄절 등 종교행사, 신년회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집단모임 후 후각이나 미각을 잃는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최대한 신속하게 진단검사를 받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정 본부장은 또 감염 재생산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감염률’과 ‘접촉’, ‘노출 기간’ 등 3가지를 꼽으면서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으로 감염률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파 확률을 줄이며, 발병 초기에 검사를 해 노출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켜야 재생산지수를 1 이하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방역당국은 12월 1일부터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수도권에 대해서는 현행 2단계를 유지하되 최근 수십 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사우나나 한증막 시설, 에어로빅·줌바 등 체육시설의 운영을 당분간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이른바 ‘2+알파(α)’ 조치입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은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일괄 격상하되 지역사회의 유행이 심각한 수준인 부산, 강원 영서, 경남, 충남, 전북 등 5개 지역은 2단계 상향을 적극적으로 추진키로 했습니다.

거리두기 1.5단계에선 중점관리시설 9종 가운데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등 유흥시설 5종의 이용 인원이 시설 면적 4㎡당 1명으로 제한됩니다. 2단계가 되면 이들 시설은 아예 문을 닫아야 합니다.

카페의 경우 1.5단계에서는 테이블 간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을 지키면 되지만 2단계에서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과 배달만 허용됩니다.

음식점 역시 2단계가 되면 밤 9시 이후로는 포장과 배달만 가능합니다.

1.5단계에서는 집회, 축제, 대규모 콘서트, 학술행사 등 4종류의 행사만 100인 이상 규모로 주최하는 것이 금지되지만, 2단계에서는 100인 이상이 모이는 모든 행사가 금지됩니다.

한편 한국 방역당국은 30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38명을 기록해 누적 3만4천201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414명, 해외유입이 24명입니다.

최근 1주일간 발표된 상황만 보면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465.4명꼴로 발생했습니다. 이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하루 평균 438.7명으로, 전국적 유행이 본격화하는 2.5단계 기준에 들어온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