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트럼프 국정연설’, ‘김정일 생일’ 등 미·북 주요 행사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국정연설을 했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장기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가운데 오는 2월에 예정된 두 나라의 주요 행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 국정연설에서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2월에 가장 주목되는 일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4일 임기 중 세 번째 국정연설에 나설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앞선 두 차례의 국정연설에서 나온 대북 메시지는 극과 극을 달렸습니다.

2018년 1월, 취임 후 첫 번째 국정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지난 2018년)] “North Korea's reckless pursuit of nuclear missiles could very soon threaten our homeland. We are waging a campaign of maximum pressure to prevent that from ever happening.”

북한의 무모한 핵 미사일 추구는 곧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으며,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 압박 캠페인을 펴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가장 민감해 하는 분야인 인권 문제도 함께 거론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지난 2018년)] “No regime has oppressed its own citizens more totally or brutally than the cruel dictatorship in North Korea.”

그 어떤 정권도 잔인한 북한 독재자만큼 자국민들을 완전하게, 그리고 잔혹하게 억압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겁니다.

하지만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2019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번째 국정연설에서 1년 전과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지난 2019년)] “Much work remains to be done, but my relationship with Kim Jong-un is a good one. Chairman Kim and I will meet again on February 27th and 28th in Vietnam.”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할 일이 많이 남아있지만 김정은 위원장과 자신의 관계는 좋다”고 강조하며, “2월 베트남에서 2차 정상회담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세 번째 국정연설에서 나올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미-북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며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오느냐에 따라 북한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30일 VOA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신중한 대북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I think it'll be very measured and he will say that we're willing to talk we're willing to, you know, if Kim Jong Un and makes the right decision we can have a brighter future.”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말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기를 원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올바른 결정을 하면 북한에게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일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올해가 대선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가 예년에 비해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자누지 대표] “This year I expect, very little mention of North Korea in the State of the Union mostly because this is an election year. And so the focus will be on domestic issues in the economy, where the President feels that he has I think the strongest case to make to the American people about his leadership.”

올해 미 대선이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자신의 강점을 강조할 수 있는 경제 분야 등 국내 사안에 대해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다음달 북한에선8일 ‘인민군 창건일’, 그리고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등 주요 행사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이달 초 미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즈음인 2월 중순에 북한의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인민국 창건일과 관련해선 VOA가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양 동남쪽 부근에 자리한 열병식 훈련장에 수 천 명에 달하는 병력들이 대열을 이룬 모습이 포착된 바 있습니다.

다만 예전과 같은 규모는 아니고 또한 이런 움직임이 오랫동안 관찰된 것이 아닌 만큼 설사 열병식이 열리더라도 대규모로 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같은 미국과 북한 일정 외에도 내달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안보회의에 미국과 북한 측이 모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곳에서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도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