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의 사교 마당 역할을 하는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5억 명을 넘어 비슷한 종류의 웹사이트들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페이스북 웹사이트에 사진이나 글을 올려 놓고 지인들을 친구로 등록해서 일상을 나눌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주 페이스북에 계정을 만들어 체제선전 활동에 나섰습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와 같은 이름인 '우리민족끼리' 로 계정을 등록해서 체제선전 동영상들을 볼 수 있게 하고, 미국과 한국의 연합군사훈련과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를 비난하는 내용을 올려 놓았습니다. 조평통의 ‘우리민족끼리’ 웹사이트도 이 계정을 통해 바로 연결됩니다.
그러나 ‘우리민족끼리’ 계정은 하루 만에 사라졌습니다. 페이스북 측은 ‘우리민족끼리’ 계정이 이용약관을 어겼기 때문에 폐쇄했다고 미국의 컴퓨터 전문잡지 ‘피시 월드’에 밝혔으나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페이스북의 이용약관에는 계정 사용자들이 미국의 금수 조치 대상국가에 있거나 미국 재무부의 특별지정제재대상 (SDN) 명단에 올라 있을 경우 페이스북 상에서 영업활동이나 웹사이트를 운영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현재 미국 국가안보와, 핵, 생화학무기, 미사일 기술, 테러 지원 등의 이유로 북한에 대해 엄격한 수출통제를 가하고 있습니다. 재무부 역시 20여 개의 북한 기업과 단체를 특별지정제재대상에 올려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계정에 대한 페이스북 측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곧바로 ‘우리민족끼리’에서 ‘우리민족’으로 계정이름만 바꿔 다시 체제선전 활동에 나섰습니다.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바라는 북과 남, 해외동포들의 모임’이란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계정에는 4백여 명이 친구로 등록돼 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앤서니 김 연구원은 인터넷 상에서 북한에 대한 규제는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엉성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 약관이 가지고 있는 법적인 효용력은 아직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보고, 또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 드문 상황이고 과거에 없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구체화되는 데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또 다른 인터넷 사교 마당인 트위터에도 지난 12일 ‘우리민족’ 이라는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어 체제선전과 대남비방 활동에 나섰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에는 세계적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투브에 계정을 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찬양과 천안함 공격 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의 선전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인터넷 상의 사교 마당인 페이스 북이 이용약관 위반을 이유로 북한 계정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최근 들어 인터넷 상의 선전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조치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