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북단체인 ‘자유조선’이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당시의 영상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직원들의 탈북을 도우려고 대사관에 들어간 것이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반쯤 열린 문 사이로 검은색 점퍼를 입은 젊은 남성이 주저하며 서 있습니다.
거친 숨소리를 몰아쉬며 선뜻 들어가지 못하던 이 남성, 잠시 머뭇거리다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윽고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흐느끼기 시작합니다.
<녹취: 탈북민 남성> “흑…흐흡…흐흑….”
반북단체인 ‘자유조선’이 자체 홈페이지와 유트뷰 계정을 통해 25일 ‘고향으로 돌아가다’라는 제목을 붙여 공개한 이 영상은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당시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자유조선’은 20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 등장하는 젊은 남성이 고아 출신의 탈북민이며, 북한대사관 침입 당시 함께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남성이 흐느낀 이유에 대해,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꿈꾸던 청년이 북한대사관에 발을 디디며 제한적으로나마 그 꿈을 이룬 것이 감격스러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유조선’은 영상 외에 이 청년이 지난 14일 작성했다는 미 ‘폭스 뉴스’ 기고문의 링크도 함께 올렸습니다.
이 청년은 기고문에서 탈북 배경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당시의 상황 등에 대해 기술했습니다.
자신은 고아가 된 뒤 중국으로 도망가던 중 붙잡혀 북한의 수용소에서 강제노동을 했고, 건강이 악화돼 노역을 할 수 없게 되자 풀려난 뒤 탈북에 성공했다는 겁니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진입 당시 상황에 대해선, 사람들이 이미 내부에 들어가 있었으며 벨을 누르자 문을 열어줘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대사관 건물 안에 들어간 뒤에는 의자를 밟고 올라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 액자를 바닥으로 내던졌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 3월 20일, `자유조선’ 홈페이지에 공개된 영상을 살펴보면, 액자를 던져 깨뜨리는 인물의 옷차림이 새로 공개된 영상 속 인물의 인상착의와 거의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고문을 작성한 청년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습격이나 공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은 "북한 외교관의 탈북을 돕기 위해 대사관에 갔던 것"이며,이는 "'공격'도 '습격'도 아니었고 탈북 지원을 위해 대사관행을 요청받은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만약 해치거나 훔칠 의도였다면 왜 몇 분 만에 대사관을 떠났으며, 밤에 침입하지 않았을까. 이후에 자발적으로 왜 미 연방수사국(FBI)과 만났을까"라고 덧붙였습니다.
`자유조선’이 영상과 기고문을 함께 올린 것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혐의로 붙잡혀 스페인으로의 송환 결정을 앞두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은 지난 18일 2차 보석심리가 기각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