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S “영변 핵시설서 특수 철도차량 포착”…“방사성 물질 운반 가능성”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12일 상업 인공위성이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방사성 물질을 이동하거나 재처리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서 방사성 물질 이동이나 재처리를 시사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밝혔습니다. 과거 이런 활동과 관련됐던 특수 철도차량들이 다시 현장에 나타났다는 근거를 들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CSIS가 주목한 것은 영변 핵시설 안에 모습을 드러낸 특수 철도차량들 입니다.

지난 12일 상업 인공위성이 촬영한 현지 사진을 분석한 결과 우라늄 농축시설과 방사화학실험실 인근에서 5대의 철도차량들이 포착됐다는 겁니다.

CSIS의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가 16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차량의 길이는 모두 10m가 넘습니다. 일부는 4개의 대형 컨테이너를 싣고 있는데, 그 중 2대는 파란색 칸막이 벽이 설치돼 있습니다.

CSIS는 이와 비슷한 특수 철도차량이 이전에 영변 내 분강리 역, 방사화학실험실의 하역장, 그리고 우라늄 농축 시설과 동위원소-삼중수소 생산 시설 인근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사실로 미뤄볼 때 이번에 포착된 특수 철도차량들이 방사성 물질 운반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이 같은 추정에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특히 1대의 철도차량 옆에는 대형 트럭이 나란히 놓여있는데 과거에도 비슷한 철도차량이 무개화차와 함께 같은 장소에서 관측됐다며, 이 역시 방사성 물질 운반을 시사하는 움직임으로 풀이했습니다.

또, 영변 핵시설 북쪽에 위치한 원자로 서쪽에 커다란 건설용 기중기가 포착된 것도 언급했지만 “그곳에 왜 있는 것인지 현재로서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CSIS는 방사화학 연구소와 우라늄 농축시설에선 특수 철도차량 관측 외의 특이점은 없지만, 우라늄 농축시설 서쪽에 위치한 다용도 마당에 20개의 선적용 컨테이너가 눈에 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함께 5메가와트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 근처에서 여러 대의 차량이 관측됐는데, 증기 등이 관측되지 않고 북쪽 펌프장으로 통하는 수로가 모래로 막혀있어 현재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습니다.

핵시설 인근 구룡강댐 상황에 대해서도 분석했습니다.

봄철을 맞아 눈이 녹고 빗물이 유입돼 구룡강이 높은 수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몇몇 지점에서는 토사댐이 범람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관측입니다.

CSIS는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구룡강댐의 주요 부분을 침식시킬 수 있는 균열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원자로가 이용할 수 있는 냉각수의 양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