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네바다 주에서 열린 공화당 당원대회에서 승리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 수사 당국이 애플에 손전화 잠금장치 해제를 요청한 사건이 9건이 더 있다는 소식, 또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후임 대법관에 대한 인준 절차를 거부하겠다고 밝힌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화요일(23일) 미국 서부 네바다 주에서 공화당 당원대회가 열렸는데요. 널리 예상했던 대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서부에서도 트럼프 돌풍이 계속됐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46%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를 했습니다. 2위는 약 24%의 지지를 받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고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약 21% 지지율로 3위에 올랐습니다. 벤 카슨 후보는 약 5%, 존 케이식 후보는 약 4% 지지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세 개 주에서 연속해서 승리를 거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얼마 못 갈 거라고 전문가들이 예상했지만, 승리 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앞으로 중도 사퇴하는 후보들이 더 나오면, 지지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승리 소감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The people of this country……”
기자) 트럼프 후보는 미국인들이 대단하다면서 감사를 표했는데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는 약속을 상기시키면서 이른 시일 내에 그 약속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공화당은 트럼프 후보가 선두주자 자리를 굳히고 있고, 루비오 후보와 크루즈 후보가 2위 다툼을 벌이는 모양새인데요. 지난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에서 루비오 후보가 아주 근소한 차이로 크루즈 후보를 눌렀는데, 네바다 주에서도 루비오 후보가 이겼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루즈 후보는 첫 경선 무대였던 아이오와 주에서 1위를 했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지지 기반인 보수 기독교 유권자들의 표를 트럼프 후보에게 뺐기면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트럼프 후보가 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는 데 대해서 거부감을 보이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여전히 상당하다고 하죠?
진행자) 네, 크루즈 후보가 바로 그 점을 언급했습니다.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 트럼프 후보가 11월 본 선거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맞설 만한 후보가 못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65%에 달한다고 지적한 건데요. 트럼프 후보가 아니라 실제로 보수적인 후보를 바란다면, 지난 4개 주에서 실시된 경선 결과를 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루즈 후보] “You can choose between two Washington……”
기자) 거래와 협상을 일삼는 정치인과 입증된 보수 후보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진정한 보수 후보는 자신이라고 다시 한 번 내세운 겁니다.
진행자) 경선이 한 번씩 끝날 때마다 사퇴를 선언하는 후보들이 한두 명씩 나왔는데요. 이번에는 어떻습니까?
기자) 아직 없습니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경우, 뉴햄프셔 주에서 2위에 올랐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네바다 주에서는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는데요. 사실 케이식 후보는 네바다 주에서는 별로 선거운동을 벌이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슈퍼 화요일에 더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선이 진행되면서 케이식 후보가 공화당 지도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무슨 얘기인지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최근 트럼프 후보에 맞설 수 있는 주류 공화당 후보로 루비오 후보가 떠오르고 있는데요. 루비오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해서 케이식 후보가 양보해야 한다는 압력이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화요일(23일) 나온 퀴니피액대학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케이식 후보가 주지사로 있는 오하이오 주에서도 케이식 후보의 지지율이 트럼프 후보에 못 미칩니다. 오하이오 주에서 케이식 주지사의 인기가 매우 높은데도 그런 결과가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별 가능성이 없으니, 빨리 사퇴하란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진행자) 민주당은 오는 토요일(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예비선거를 치를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버니 샌더스 후보를 누르고 승리할 것으로 널리 예상되는데요. 최근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은 60%, 샌더스 후보의 지지율은 32%로 나타났습니다. 클린턴 후보와 샌더스 후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를 앞두고 특히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 화요일 3월 1일이 슈퍼 화요일인데요. 텍사스 주와 앨라배마, 버지니아 등 11개 주가 한꺼번에 경선을 치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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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여러분께서는 VOA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하는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듣고 계십니다.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법원이 지난해 일어난 캘리포니아 테러 사건 수사를 돕기 위해서 범인의 손전화인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풀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제공하라고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에 명령했지만, 애플이 이를 거부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 앞서 전해 드렸는데요. 미국 정부가 애플에 손전화 잠금 해제를 요구한 사건이 이 사건 하나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소한 9건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유력지인 뉴욕타임스 신문이 23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미국 정부가 캘리포니아 테러범의 아이폰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최소한 아이폰 9대에 대한 잠금 해제를 애플에 요구했다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마크 즈윌링거 변호사는 연방 법원에 보낸 서한을 통해, 애플은 9건 가운데 최소한 7건의 정부 요구와 맞서 싸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애플은 그 장비들에 대한 어떤 서비스 제공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애플에 기술 지원을 요구하는 사건들도 테러 관련 사건들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그보다는 마약 밀매와 음란물 같은 평범한 범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자들은 밝혔습니다. 사건 소재지는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등 다양한데요. 예를 들면, 브루클린 연방 지방 법원에서 진행 중인 마약밀매 재판과 관련해, 검찰은 메스암페타민 배급조직과 관련이 있는 아이폰에 저장돼 있는 자료에 접근하기를 원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할 경우 다른 마약 용의자들도 체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할 수 있으면 그만큼 수사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윌리엄 브라튼 뉴욕 시 경찰청장과 사이러스 밴스 맨해튼 지방법원 검사는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수사 과정에서 잠금장치를 해제하지 못한 아이폰 전화기가 175개에 달한다고 말했는데요. 범죄 사건에 대한 수사를 하다 보면, 다른 범죄 활동, 때로는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훨씬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애플에 대해 단지 테러와 같이 잘 알려진 범죄에 대해서만 협력하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가 애플이 정부 요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는데요. 자신의 발언이 와전됐다면서 유감을 표시했다고요. 어떤 얘기인가요?
기자) 네,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안은 정부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요구하는 구체적인 사례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일반적인 것이 아닌 특정한 사례에 대해서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게이츠 전 회장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편을 들었다고 풀이했는데요. 이는 구글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른 첨단기업 지도자들의 의견과는 다른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게이츠 전 회장은 화요일(23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 같은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했습니다. 자신의 견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건데요. 게이츠 전 회장은 대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이 문제에 관해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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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죠. 지난 13일에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사망한 이후,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이 후임자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데요. 공화당이 후임자 지명을 다음 대통령에게 넘겨야 한다는 의사를 다시 한 번 확인했군요.
기자) 네,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 11명이 화요일(23일) 후임자에 대한 인준 절차를 거부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을 지명하더라도 청문회를 열거나 표결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건데요. 상원 법사위원회는 대법관 등 연방 판사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담당하는 위원회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조만간 새 대법관 지명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통령이 후임자를 지명하더라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거군요.
기자) 네, 공화당 의원들은 지명자를 만나는 자리조차 갖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새 대법관을 지명할 권한이 있다면, 상원은 헌법에 따라서 지명자에 대해 동의하거나, 이를 보류할 권한이 있다”면서, 이번 경우 “상원은 이를 보류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후임자 지명 문제를 재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인준 절차를 거부하는 이유로 조 바이든 부통령이 1992년에 한 발언을 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상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던 조 바이든 부통령이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해에는 대법관 인준 청문회를 열지 말아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겁니다. 하지만 바이든 부통령은 월요일(23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공화당이 자신의 발언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의 의견이 모두 같은 건가요?
기자) 반대하는 의원이 2명뿐입니다. 마크 커크 상원의원과 수잔 콜린스 상원의원은 인준 청문회와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후보들의 경우, 소속 정당에 따라서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요. 공화당 후보들은 대부분 다음 대통령이 지명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민주당 후보들은 대법관을 조속히 지명해야 한다면서 공화당이 대통령의 권한을 해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관 지명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수요일(24일) 연방 대법원 블로그에 기고문을 올렸는데요. 연방 대법관 지명은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이라면서 몇 주 내에 후임자를 지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이념이나 의도에 따라서가 아니라, 공정한 정의에 대한 의지를 갖고 성실하게 사실에 근거해 법을 적용하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보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연방 대법관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새뮤얼 알리토 연방 대법관이 화요일(23일) 조지타운대학교 법률대학원에서 강연하는 자리에서 이 얘기가 나왔는데요. 알리토 대법관은 헌법에 연방 대법관 수가 정해져 있지 않고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대법관 수가 짝수였던 일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은 8명이 대처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주말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 센터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절반 이상이 인준 청문회와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