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축구경기, 북한 거부로 무산

지난해 8월 일본에서 열린 20세 이하 여자 축구 월드컵에 참가한 북한 축구팀. (자료사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 국면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승인했던 남북한 축구 교류가 북한의 거부로 무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인천시와 강원도가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기로 했던 남북한 축구 경기가 북한의 불참으로 열리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의 기자 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김형석 대변인] “북한 측에서 현재의 정세를 이유로 들어서 당초 예정되어 있던 경기에 참석할 수 없다는 쪽의 입장을 어제 보였다는 쪽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천시와 강원도는 경기가 열릴 수 있도록 북측과 현재 협의 중입니다.”

인천시 유나이티드 유소년축구팀과 강원도 도립대 여자축구팀은 각각 북한 4.25 유소년팀, 4.25 청소년팀과 축구 경기를 할 예정이었습니다.

당초 24일 열기로 했지만 북한이 하루 전 불참을 통보해와 25일로 연기됐었습니다.
북한은 불참 이유로 “평양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남북한 축구행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반발로 한반도 정세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추진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당초 경기 참석을 불허했다 대회 실무 관계자 위주로 접촉 허가를 내줬습니다.

또 시합을 전후로 북측과 별도의 접촉은 자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한국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뤄진 이번 행사가 차기 정부에서의 남북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 중 하나로 여겨왔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용화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이용화 연구원] “한국 정부가 이를 승인한 것은 경색국면의 남북관계를 민간 교류를 통해 풀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됐습니다. 이는 안보를 강조하면서도 북한과 대화를 강조해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도 담겼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당분간 북한에 대한 제재국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인천시와 강원도는 오는 2014년 아시안게임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스포츠 교류를 통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취지로 축구 경기를 추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