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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거비용 140억 달러 전망, 역대 최대 규모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당일인 3일 버지니아 주 알링턴 선거 운동 본부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당일인 3일 버지니아 주 알링턴 선거 운동 본부에서 발언하고 있다.

올해 미국 대선과 의회 선거비용이 총 140억 달러에 달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4년 전 대선 때 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미 선거비용은 2000년 이후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민이 통치자를 결정하는 자유민주주의 선거는 ‘머니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엄청난 자금이 투입됩니다.

특히 미국은 수많은 기업과 단체, 개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후보나 정당에 다양한 방식으로 후원금을 내고, 대선 후보들은 한반도 넓이의 42배가 넘는 방대한 미 대륙을 다니며 선거활동을 펴기 때문에 천문학적 액수의 자금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민간 비영리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는 지난 28일, 2020 미 대선과 상·하원 선거를 합해 역대 최대인 140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 중 대선 비용은 적어도 66억 달러, 의회 선거 비용은 70억 달러로 예상됐습니다. 이는 4년 전인 2016년에 기록한 65억 달러의 2배가 넘는 액수이며, 2012년 선거까지 합한 두 선거 비용보다 더 많은 규모입니다.

책임정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선거에는 52억 달러, 2012년에는 62억 달러가 투입됐습니다.

특히 올해 대선 비용으로 추산된 66억 달러는 4년 전의 23억 달러에 비해 약 3배 늘어난 규모로,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는 지적입니다.

올해 대선 후보별 자금 모금액은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캠프의 모금액은 지난 주말 현재 9억 5천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CNBC’ 등 미 언론들은 책임정치센터 보고서를 인용해 선거 막판에 후원금이 집중되는 상황을 볼 때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미 대선 후보로는 최초로 모금액 1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모금액은 지난 주말 현재 6억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소속 정당 위원회로부터 지원받는 별도의 재정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습니다.

선거 당일인 3일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선거 당일인 3일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2일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지난해 1월 이후 6억 4천만 달러,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3억 9천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 선거에서 후보들이 사용할 수 있는 후원금은 개인이나 위원회(PAC), 정당으로부터 받는 하드머니(Hard Money)와 후보자를 지지하는 정치단체들이 모으는 슈퍼팩(Super PAC)으로 대표되는 소프트머니(Soft Money)로 나뉩니다.

책임정치센터(CRP)는 의회 선거를 포함한 전체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지난주 기준 최대 69억 달러, 공화당 후보들은 38억 달러를 지출해 민주당의 모금과 재정 상황이 훨씬 넉넉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지난 8~9월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전국위원회가 모금한 후원액은 7억 4천만 달러로, 4억 5천만 달러를 기록한 트럼프 후보 측을 크게 앞섰습니다.

미 경제의 심장부인 월가 경영인들도 바이든 후보를 선호했는데, 바이든 전 부통령은 7천 400만 달러의 후원금을 받은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1천 8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민주당은 투자와 법률, 교육, 미디어 등 10개 산업 부문 중 9곳에서 압도적 후원금을 받았고, 공화당은 부동산 부문에서만 민주당에 앞섰습니다.

한편 두 대선 후보가 쓴 광고비도 역대 최대 수준인 11억 달러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디어 분석업체인 칸타/씨맥(Kantar/CMAG)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측은 투표일인 3일 오전까지 광고비로만 6억 3천 800만 달러를, 트럼프 후보 측은 4억 7천 200만 달러를 투입했습니다.

광고는 펜실베이니아주와 플로리다주 등 경합주에 집중됐고,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 등 디지털 광고비가 크게 증가한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으로 꼽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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