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미군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무기를 개발했군요.
답)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교전이 벌어졌을 때 벽이나 그 밖의 다른 엄폐물 뒤에 숨어 있는 적을 소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군사기술이 발달해도 엄폐물을 이용한 교전 양상은 크게 변한 게 없었던 거죠. 그래서 아군의 피해도 불가피한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럴 때 상황을 뒤바꿀 수 있는 방법이 수류탄 공격입니다. 유탄발사기도 비슷한 기능을 하는데요, 소총에 장착한 수류탄 발사기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적의 엄폐물 뒤에서 작은 포탄이 터지기 때문에 아군의 피해 없이 적을 무력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탄이 엄폐물 너머로 호를 그리면서 날아가도록 돼 있기 때문에 목표물 근처를 공격할 수는 있지만 적을 정확히 쓰러뜨리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문) 새로 개발된 무기는 이런 한계를 극복한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XM25라는 이름의 새 유탄발사기인데요, 구경 25mm의 탄을 원하는 지점에서 터뜨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엄폐물 뒤에 숨어 있는 적의 머리 바로 위에서 탄이 터지게 할 수 있는 겁니다. 사실상 엄폐물이 의미가 없게 되는 거죠.
문) 굉장한 기술이네요. 어떤 식으로 그런 공격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답) XM25의 작동체계는 관측과 감지, 레이저 장치가 핵심입니다. 레이저를 발사하면 목표물까지의 거리가 자동으로 계산됩니다. 그런 다음에 전투현장의 기압과 기온, 탄도가 25mm탄에 장착된 마이크로칩에 입력됩니다. 준비가 끝나면 방아쇠를 당기는 일만 남는 겁니다. 길이가 일반 소총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작동도 편리합니다.
문) 포병부대에나 있을법한 첨단기술이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셈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순식간에 탄도를 계산하고 탄에 비행정보를 입력해서 적의 머리 위에서 폭발하도록 하는 기술은 유도무기에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죠. 주로 전차나 장갑차, 야포에서 쓰는 기술인데요, 소형화와 경량화가 생명인 소총에도 마침내 적용된 겁니다.
문) 새 유탄발사기의 사거리는 얼마나 됩니까?
답) 최대 7백 미터입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다른 유탄발사기들보다 사거리가 훨씬 깁니다. 마이크로칩에 입력된 지점에서 정확히 탄이 터지기 때문에 참호나 건물 내부에 있는 적들도 섬멸할 수 있습니다.
문) 이 유탄발사기가 전투현장에 투입되면 교전 양상이 크게 바뀌겠군요.
답) 네, 미국 언론은 전쟁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꿈의 무기’가 등장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 육군은 특히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저항세력에게는 그야말로 악몽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군은 새 유탄발사기를 아프가니스탄 전투부대에 이미 지급하기 시작했는데요, 탈레반 소탕작전의 판세를 바꾸는 획기적인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 실제로 전투현장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까?
답) 새 유탄발사기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투입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요, XM25의 개발 책임을 맡은 크리스 레너 중령은 순찰활동과 여러 전투현장에서 사용해 본 결과 기존의 유탄발사기 보다 성능이 3배 정도 더 높았다고 프랑스의AFP 통신에 밝혔습니다. 탈레반 저항세력은 아프가니스탄의 험준한 산악지형을 이용해서 엄폐물 뒤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공격하는 방식을 택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투방식으로는 더 이상 미군을 괴롭힐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민간인 피해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던데, 어떤 얘기입니까?
답) 공습이나 포격으로 탈레반 저항세력을 소탕하는 경우 본의 아니게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사상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새 유탄발사기를 활용하면 굳이 공습이나 포격을 통하지 않고도 적 전투원들을 정밀하게 겨냥해서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문) 첨단무기인 만큼 가격이 꽤 높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한 정에 2만5천 달러에서 3만 달러나 합니다. 미국 국방부는 내년부터 1만2천 정 이상을 구입해서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보병부대와 특수부대에 지급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저항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첨단 유탄발사기를 개발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