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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검증 협조가 관건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한 상응 조치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의사를 의회에 통보한 지25일째가 됐습니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의회 통보 후 45일이 지나면 발효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 계획이 아직 마련되지 않으면서, 과연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예정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 정부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발효되는 다음 달 11일까지 검증과 관련한 북한 정부의 행동을 평가하겠다는 입장이지요?

답: 그렇습니다.

문: 그런데, 아직 구체적인 검증 계획이 합의되지 못한 상태인데요. 45일이 되는 다음 달 11일까지 실질적인 검증에 돌입하지 못하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도 제동이 걸리는 건가요?

답: 지금까지 미국 정부의 입장을 볼 때,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문: 그럼 미국 정부는 45일 동안 어떤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까?

답: 조지 부시 대통령도 그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 바 있구요, 또 국무부도 구체적인 정보 보고서를 발표했었는데요. 미국은 테러지원국 해제 통보 이후 45일 간 북한이 검증에 얼마나 협조하는지를 보겠다는 입장입니다. 45일 간 검증체계가 마련되거나, 아니면 검증에 돌입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조건을 달지는 않은 것이죠.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라이스 장관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발효되기 전 45일 간, 북한이 핵 신고의 정확성과 완전함을 검증하는 데 얼마나 협조적인지 평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의사를 의회에 통보한 지난 달 26일 국무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실제 테러지원국 해제가 이뤄지기 위한 조건을 자세히 담고 있던데요?

답: 그렇습니다. 국무부가 당시 발표한 공식 문건에 따르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가 실제로 이뤄지는 것은 6자회담 당사국들이 수용가능한 검증 원칙과 계획에 합의하고, 모니터링 장치를 마련해 검증 활동이 시작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라이스 장관이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발언을 보면 검증이 시작되는 것보다는 검증체제 마련 과정에서 북한의 협조가 해제의 관건으로 돼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 그러니까, 설사 검증체계가 마련되거나 검증에 돌입하는 것과 같은 진전이 없더라도, 북한이 성실하게 협조한다는 판단이 있으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예정대로 발효될 수 있다는 건가요?

답: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라이즈 장관의 발언 이후 나온 국무부 정보 보고서도, 6자회담에서 검증 원칙과 절차가 마련되고, 검증에 착수하는 데 북한이 얼마나 협조적인지 계속해서 평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측면은 부시 정부의 외교정책 차원의 문제인데요. 물론 북 핵 문제가 미국의 가장 중대한 외교 현안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년 초로 임기가 끝나는 부시 행정부의 입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부분인데요. 따라서 6자회담 진전에 따라 이뤄진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조치를 쉽게 원점으로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죠.

국무부가 지난 15일 의회에 제출한 검증 보고서에서도, 북한을 비롯한 6자회담 당사국들이 검증에 대한 원칙에 합의했다는 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답: 단, 라이스 장관을 비롯한 미국 정부 관리들이 거듭 강조하는 것처럼 북한이 검증체계 수립에 얼마나 협조하느냐는 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 내에는 북한의 핵 신고 이후에도 여전히 핵 신고가 완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원 외교위에는 북한이 완전한 신고를 할 때까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늦추자는 법안도 상정된 상황이구요.

문: 그러니까, 설사 검증체계가 마련되지 못하더라도 행정부나 의회를 설득할 수 있을 정도로 북한의 협조와 또 협력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조속히 검증체계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하고 검증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의 말을 들어보시죠.

힐 차관보는 지난 주 의회에서 비공개 청문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났는데요, "8월11일 이내에 검증 협의문 합의가 완료되고, 또 검증 절차에 돌입하기를 희망한다"면서 "북한이 제공한 1만8천여 쪽의 문서도 검증 과정의 일부지만, 신속한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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