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부품과 석탄 등의 판매를 도우려던 한국계 호주인이 2년째 호주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라고 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무기 중개 과정에서 식물 이름 등을 딴 암호를 사용하는가 하면, 북한산 석탄의 원산지를 바꿔서 팔려는 시도까지 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호주 경찰 조서를 입수해 17일 보도한 인물은 60대 한국계 호주인 최창한(Chan Han Choi) 씨입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최 씨는 암시장에서의 북한 미사일 부품과 석탄 거래 등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등 8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최 씨는 지난 1987년 호주로 이민 간 뒤, 2001년 호주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경찰 조서에 따르면 최 씨는 적어도 2013년부터 북한의 경제 요원으로 활동했고,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가 채택되기 전인 2008년 초 북한을 위해 브로커로 활동했습니다.
최 씨는 2008년 북한산 무연탄 1만1천t을 한국 기업에 판매하는 일에 관여했는데, 당시 판매대금 40만 달러는 평양에 있는 최 씨의 계좌로 보내졌습니다.
이 활동은 제재 이전의 일이기 때문에 혐의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최 씨는 이후에도 관련 회사들을 설립하고 북한과 거래한 전력이 있는 러시아와 수단, 시리아 등에 출장을 다녔으며 2007년부터 2011년까지 9차례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가 채택된 2017년 이후에도 최 씨가 이를 인지한 채 계속 활동을 이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최 씨는 북한산 석탄을 인도네시아에 판매하기 위해 이를 러시아나 중국산으로 보이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인도네시아 측이 이를 우려해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이후에도 한 번 더 북한산 석탄의 원산지를 속여 인도네시아에 판매하려 했지만 결국 당국에 적발돼 2017년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최 씨가 체포되기 몇 달 전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 기술, 그리고 전문지식을 타이완 기업인을 통해 미상의 조직에 판매하는 일을 중개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최 씨가 북한을 대신해 일하는 조직들과 활동하면서 미사일을 ‘작은 소나무’(little pine tree), 무기 제조공장은 ‘유아원’(nursery)으로 부르는 등 암호를 활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씨는 평화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활동에 연관돼 있거나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하도록 선동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적용되는 ‘국가안보 이익’ 죄수로 분류되어 호주의 가장 악명 높은 교도소 중 한 곳에 2년 째 수감 중입니다.
최 씨의 변호인단은 지난 10월 열린 보석심리에서 최 씨가 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인물이 아니며 호주사회에 충성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최 씨에 대한 재판은 내년 2월 열릴 예정입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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