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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호, 북한 석탄 7개월 만에 하역...베트남 세관에 보관하기로


동탄 호가 15일 호치민 인근 수아이랍 강가에 위치해 있다.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제공.
동탄 호가 15일 호치민 인근 수아이랍 강가에 위치해 있다.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제공.

북한 석탄을 적재한 채 7개월 넘게 다른 나라 항구에 입항하지 못했던 동탄 호가 베트남에 석탄을 하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처음에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실려 있었던 문제의 석탄이 어떻게 처리될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공해상을 전전하던 동탄 호가 최근 베트남에 북한 석탄을 하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소식통은 14일 VOA에 베트남 정부가 이 선박의 호치민 항 입항을 허가했다며, 지난 9일 하역 작업이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베트남 세관이 이 석탄을 보관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도 동탄 호가 15일 현재 호치민 인근 수아이랍 강가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동탄 호는 지난 5월부터 베트남 붕따우 항 인근 해역에서 줄곧 대기 상태에 있었습니다.

이번 입항으로 지난 7개월 간 계속돼 온 동탄 호의 공해상 표류는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동탄 호는 지난 4월 인도네시아 해역에 억류돼 있던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실려 있던 북한 석탄을 옮겨 받았던 선박입니다.

당시 인도네시아 산으로 둔갑한 문제의 석탄을 싣고 말레이시아로 향했지만, 이를 알게 된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입항을 거부당했습니다.

이에 따라 동탄 호는 최초 출항지인 인도네시아로 되돌아왔지만 여기서도 입항 허가를 받지 못했고, 선주회사가 있는 베트남에도 입항하지 못하면서 반 년 넘게 인근 해역에 머물었던 겁니다.

파나마 깃발을 달았지만 베트남 회사가 선주로 있는 동탄 호는 또 다른 베트남 회사가 용선, 즉 빌려 운항했고, 이어 중국의 회사가 재용선해 운영하던 중 북한산 석탄 운반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선박을 용선해 또 다른 업체에 빌려줬던 베트남의 ‘보스코(VOSCO)’사는 앞서 VOA에, “믿을 만한 중개인 채널을 통해 소개된 인도네시아산 석탄 위탁화물을 적재하기 위해 해당 선박을 빌렸다”며, 적재 화물이 북한 석탄인지 몰랐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선박업계 관계자는 동탄 호가 의뢰 받은 화물을 운반했을 뿐 대북 제재를 위반할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의도와 다르게 제재 위반 선박이 됐고, 결과적으로 큰 손실을 안게 됐다는 겁니다.

동탄 호와 비슷한 크기의 선박들이 하루 1만 달러 정도를 버는 것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지난 7개월 간 발생한 피해는 약 200만 달러에 달합니다.

앞서 선박업계 관계자는 최근 와이즈 어네스트 호가 압류된 데 이은 동탄 호의 운항 불능 사태로 대북 제재에 대한 업계 내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선박업계 관계자] “제재나 이런 게 일반인들에게, 혹은 해운인들에게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진 적은 없습니다. 단지 리스키(위험)하다, 북한에 배가 들어가면 문제가 있다, 이 정도였지. 제재 화물을 실었을 경우에 어떻게 된다는 건 와이즈 어네스트와 동탄 호가 문제가 됨으로써 현실화 됐고, 경각심을 심는 계기가 됐죠.”

한편 베트남 정부가 동탄 호에서 하역된 석탄을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 위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원소유주인 북한에 돌려줄 수도, 또 이를 불법 거래한 인도네시아 브로커에게 넘겨줄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최초 남포 항에서 실린 이 석탄은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한국에 판매될 예정이었지만, 와이즈 어네스트 호의 억류로 당시 거래는 무산됐었습니다.

이후 인도네시아 국적의 브로커는 석탄 하역이 가능해진 이후 말레이시아의 한 철강회사와 석탄 거래 계약을 맺었지만, 이마저도 말레이시아 당국이 동탄 호의 입항을 막으면서 사실상 거래가 깨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석탄이 다시 말레이시아로 향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선박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압류해 직접 매각한 와이즈 어네스트 호의 사례처럼, 문제의 북한산 석탄에도 같은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유엔 안보리와 이 석탄의 처리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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