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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보고서 “북한, 이산가족 상봉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


영국 외교부가 6일 발표한 ‘2018 인권·민주주의 보고서’ 표지 일부.
영국 외교부가 6일 발표한 ‘2018 인권·민주주의 보고서’ 표지 일부.

북한이 지난해 외교를 활발히 했지만 인권 상황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영국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국민의 자유를 철저하게 통제하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외교부가 6일 ‘2018 인권·민주주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영국은 매년 발표하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을 인권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30개 우선대상국(Human Rights Priority Countries)로 지목하고, “지난해 외교 활동에도 불구하고 인권 상황에 가시적인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표현과 신앙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정보와 사회생활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북한 언론은 국내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을 전할 자유가 없고, 정권의 이념과 선전을 부정하는 보도를 할 수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미리암 셔먼 제네바 주재 영국대표부 차석대사는 지난달 북한에 관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 UPR에서 이런 언론 자유와 감시, 검열의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었습니다.

[녹취: 셔먼 차석대사] “Moreover, citizens are not allow access to independent media or information sources… Ending all surveillance and censorship, individuals, organization, media and communications.”

셔먼 차석대사는 북한 주민들은 “독립적인 매체나 정보 자료에 접근할 수 없다”며, 북한 정부가 개인과 단체, 언론, 소통에 대한 모든 감시와 검열을 종식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모든 사람이 의사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고, 이 권리를 간섭받지 않고 자기 의견을 갖는 자유, 모든 매체를 통해 국경에 관계없이 정보와 사상을 찾아 받아들이고 전파할 자유를 갖는다는 유엔 세계인권선언 19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오는 7월 캐나다와 함께 런던에서 국제언론자유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영국의 국가 가치인 인권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은 추가 선택 사안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일부”라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외교부 보고서는 또 북한 주민 10명 중 1명이 현대판 노예 피해자라는 호주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주민들은 최소한의 임금 혹은 아예 임금을 받지 못한 채 긴 시간을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학생과 어린이들도 주기적으로 모내기와 나무 심기 혹은 지역 활동에 동원된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7월 영국 국제개발처(DFID)를 통해 북한 어린이 보호와 교육 캠페인을 위해 유니세프 방콕 지역사무소에 7만 달러를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지난 2017년 평양을 방문해 제시한 권고안 이행은 지난해에도 진전이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 진전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은 불행하게도 이산가족 상봉을 계속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이산가족의 복지를 사소하게 간주해 불과 몇 시간만 상봉하게 하고 고령화되는 가족은 서로 다시 만날 기약조차 없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영국 정부가 촉구한 12년제 남녀평등 교육 공동선언 결의에 서명한 것을 긍정적 진전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지난해 평양 주재 영국대사와 외교관들이 북한 당국자들과의 회의에서, 그리고 영국 외교부 관리들과 런던의 북한대사관 관계자 회동에서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계속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는 모든 기회를 활용해 올해도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북한 정권에 유엔 인권 담당자들과 협력할 것을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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